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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영향평가상 하자에 대한 법원의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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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 2020

환경영향평가상 하자에 대한 법원의 판단

환경영향평가제도의 본질을 그 자체로 독자적인 의미를 갖는 절차법적인 것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일정한 사업시행을 위한 인·허가요건으로 볼 것인지는 각 국의 법정책의 문제라고 할 것이지만,

절차법적 성격을 갖는 것으로 볼 경우에 이 절차에 위반한 경우 법적 평가를 어떻게 할 것인지는

논의의 여지가 있다.

즉, 절차를 그 자체 고유한 의미를 갖는 것으로 본다면 절차를 생략한 경우 독립한 효력소멸사유가 되지만,

실체적 행위에 봉사하는 것으로 본다면 사정은 달라질 수 있다.

먼저 환경영향평가 자체를 아예 거치지 않은 경우에 대해 대법원은

“환경영향평가를 거쳐야 할 대상사업에 대하여 환경영향평가를 거치지 아니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승인 등 처분이 이루어진다면, (중략) 대상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하여 환경부장관과의 협의내용을 사업계획에 미리 반영시키는 것 자체가 원천적으로 봉쇄되는바, (중략) 이러한 행정처분의 하자는 법규의 중요한 부분을 위반한 중대한 것 이고 객관적으로도 명백한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어, 이와 같은 행정처분은 당연무효”라고 판시하였다.

이 판결은 사전예방차원에서 행해지는 환경영향평가는 당해 사업의 시행 전에

엄격한 환경영향에 관한 심사를 거쳐서 환경에 미칠 악영향을 사전에 예방하자는 데 있는 것이므로,

설령 실체적인 환경영향의 우려가 없더라도 환경훼손의 불가역성 등 환경문제의 특이성을 고려할 때

환경영향평가를 거쳤는지 여부에 따라 엄정한 평가가 따라야 한다는 환경보호정책측면에서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환경영향평가를 거쳤으나 부실한 평가를 한 경우에 대해 대법원은

“비록 그 환경영향평가의 내용이 다소 부실하다 하더라도, 그 부실의 정도가 환경영향평가제도를 둔 입법 취지를 달성할 수 없을 정도이어서 환경영향평가를 하지 아니한 것과 다를 바 없는 정도의 것이 아닌 이상 그 부실은 당해 승인 등 처분에 재량권 일탈·남용의 위법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로 됨에 그칠 뿐, 그 부실로 인하여 당연히 당해 승인 등 처분이 위법하게 되는 것이 아니다”고 판시한 이래 새만금사건에서도 같은 입장을 반복하였다.

이러한 판례의 입장은 부실한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위법성의 인정에 있어서 지나치게 엄격한 것으로

절차적인 사전예방수단인 환경영향평가보다 실체적인 승인처분의 영향에 더 비중을 두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이러한 판례의 입장대로라면 환경영향평가를 아예 거치지 않는 경우가 아니라면,

평가의 부실로 인한 환경영향평가가 위법하게 되는 경우란 사실상 생각하기 어렵게 될 것이다.

따라서 사전예방원칙의 구현이자 환경보호의 예방적 수단인 환경영향평가제도의 취지를 생각한다면,

부실한 평가로 인해 당해 사업의 승인기관이 승인여부를 결정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지 못하여 사업승인의 위법에 원인을 제공한 경우에는 위법성을 인정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한편, 환경영향평가상 하자나 사전환경성검토의 하자가 있는 경우 하자의 효력에 대해 판례는

전통적인 중대·명백성설에 입각하여 무효와 취소를 판단하고 있다.

화력발전소건설을 위한 환경영향평가시 주민의견수렴절차상 하자와 관련하여 하급 심판결 중에는

“환경영향평가 대상지역에 포함되는 000주민들의 의견수렴 절차를 거치지 않고 온배수의 영향에 관한 예측의 충실성이 떨어지는 등 환경영향평가의 시행에서 다소 부실하게 이루어진 하자가 있으나, 그 하자가 중대·명백하다고 볼 수 없어 취소사유에 불과하고, 위 처분을 취소하는 것이 오히려 현저히 공공복리에 적합하지 않다고 보아 사정판결”을 한 경우가 있고,

대법원은 사전환경성검토를 거치지 않은 하자의 명백성 여부에 대해

“사전환경성검토협의를 거쳐야 할 대상사업에 대하여 사전환경성검토협의를 거치지 아니하였음에도 승인 등 처분이 이루어진다면 (중략) 이러한 행정처분의 하자는 법규의 중요한 부분을 위반한 중대한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중략) 행정청이 사전환경성검토협의를 거쳐야 할 대상사업에 관하여 법의 해석을 잘못한 나머지 세부용도지역이 지정되지 않은 개발사업 부지에 대하여 사전환경성검토협의를 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절차를 생략한 채 승인 등의 처분을 한 사안에서, 그 하자가 객관적으로 명백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이 판결은 무효와 취소에 관한 대법원의 확고한 입장인 중대·명백성설에 기한 것으로,

비가역성, 시차성 등 환경환경훼손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못한 판결로 보인다.

일반적인 행정행위의 무효를 판단함에 있어서 명백성과 중대성을 모두 요구하는 것에 대해서는

“중대성과 명백성은 무효의 요건이 아닌 하자의 무효성을 판단하는 징표로 이해하여야 하며,

따라서 중대하거나 또는 명백한 하자는 모두 무효사유로 보아야 한다”는 비판은 자주 제기되어 왔다.

이 판결이 중대성과 명백성을 환경관련 행정행위의 무효를 인정하는 경우에까지

요구하고 있는 것도 문제이지만, 백보 양보해서 중대·명백성설에 의한다고 할지라도

환경영향평가상 하자가 개발사업승인의 효력을 부인할 만큼 중대하고 명백한지에 대한

도식적 판단을 할 것이 아니라, 환경훼손의 특수성에 비추어 절차상 하자가 개발사업시행으로 인해

사후에 환경에 미칠 영향의 중대성과 명백성을 고려했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나아가 화력발전소건설과 관련한 위 하급심판결에서는 주민의견수렴을 거치지 않은

하자의 위법성은 전력공급이라는 공익에 비추어 위법하지만 효력을 존속시킨다는 사정판결을 했는데,

일반적인 행정쟁송에서 절차상 하자는 이 사건에서 전력공급과 같은 공익을 이유로

감내할 사안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사건과 같은 환경쟁송에서는 전력공급의 이익과 훼손될 환경이익을

면밀히 비교형량했어야 할 일이다. 이 점을 간과한 것도 비판을 면치 못할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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